커버만 보고도 바로 어느 음반인지 알 수 있듯이 지금은 워낙 아이코닉 한 음반 커버 중 하나다. 사실 이 음반은   너무나 상업적으로 성공한 나머지 보스의 다른 음반들보다 무시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꼭 상업적으로 선공했다고 음악적으로나 영향력적으로 무시당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단 기록들만 봐도 3000만 장 이상 팔린 음반, 역사적으로도 가장 많이 팔린 음반 중 하나이며, 이 한 음반에서 무려 7개의 톱10 싱글이 나왔고 순식간에 보스를 어마어마한 부자로 만들며 보스의 그 수많은 음반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대중적인 음반으로 꼽힌다. 물론 여러 매체의 베스트 음반 리스트에 오른 것은 말도 할 수 없으며 ‘heartland rock'라는 장르를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린 음반이기도 하다. 이 음반의 영향력으로 덕을 본 같은 장르의 음악인들도 한둘이 아님(Tom Petty, John Cougar, Bob Seger 등등..). 이런 팩트만 가지고도 당연히 위대한 음반이다. 


누군가 말한 적이 있는데 위대한 음반의 조건은 4개의 기둥(4 bedpost) 이 아주 튼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조건은 CD나 스트리밍 세대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내용인데. 음반 즉 LP를 두고 하는 말이다. 즉 A 면의 첫 곡과 마지막 곡, B 면의 첫 곡과 마지막 곡이 하나의 음반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기둥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LP를 듣는 이들은 아마 이게 무슨 뜻인지 잘 알 것이다. 그래서 위대한 음반의 조건은 달랑 한둘의 위대한 싱글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음반 전체의 흐름과 곡들의 순서 그리고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서 아티스트가 의도한 의미를 발견하거나 자신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느꼈을 때 그 음반의 위대함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음반에 무려 7개의 톱10 싱글이 들어있다고는 하지만 첫 A 면을 다 듣고 뒤집어서 B 면을 다 들을 때까지 곡 한두 개가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음반 전체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맛볼 수 있다. 난 이런 감동 때문에 항상 음반 위주의 리스닝을 하게 되고 싱글 위주의 리스닝은 하질 못한다. 그래서 베스트 콤필 같은 전혀 스토리 라인이 없는 음반들을 무척 싫어하기도 한다.


이 음반은 분명히 락 음반이다. 시대에 흐름을 타서 신시사이저를 사용한 곡들이 있는데 이런 이유로 락 팬들에게 무시당하거나 너무나 접근하기 쉬운 팝적인 요소들 때문에 음반이 가볍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이 음반은 많이 어둡다. 전 음반 Nebraska 만큼은 아니지만 그 깊이와 어두움은 Nebraska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단 이 음반은 E Street Band와 함께 곡들을 풀어나가다 보니 상당히 신나고 상쾌하게 느껴지지만 가사들을 잘 헤아려 보면 너무나 비판적이고 어두운 내용들의 곡들이다.

특히 Born in the USA 타이틀곡은 코러스 라인만 듣고 많은 사람들이 미국을 찬양하는 그런 곡으로 착각을 너무 많이 해서 심지어는 정치 캠페인 송으로까지 사용하는데 정말 무식한 사람들이다. 가사를 잘 들어보면 정말 어둡고 미국을 비판하는 내용들이다. 미국인들도 이 노래의 참뜻을 이해 못 했는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오죽했겠나. 특히 한국에서도 음악 좀 듣는다는 친구들도 이 곡의 내용을 전혀 다르게 이해하는 분들이 많다. 다들 미국 찬양 곡이라며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다 일일이 설명하는 내가 더 이상해진다. 제발 가사의 내용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해석하고 그런 비판을 좀 해줬으면 한다. 저 노래의 전부는 코러스의 ‘Born in the USA’만 있는 게 아니다.


첫 곡을 충격적으로 신나는 시작을 알리며 스피커 앞에서 떨어지지 못하게 한다. A 면이 쭉 흘러가면서 A 면의 마지막곡은 I’m on Fire로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A 면은 끝이 난다. 반드시 판을 뒤집어서 B 면을 듣고 싶게 만든다. B 면의 첫 곡은 No Surrender로 다시 신나게 시작하면서 어떤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예견하는 아주 파울 풀한 곡이다. 사실 B 면은 E Street Band의 영향력이 강력하세 나타나는 곡들이다. A 면이 바로 전 음반인 Nebraska의 연장선이라고 볼 만큼 E Street Band의 영향력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B 면은 보스와 E Street Band의 완벽한 곡들이다. 그리고 B 면의 마지막 곡 My Hometown은 정말 이 음반을 마무리하기에 너무나 완벽한 곡이다. 너무나도 완벽하게 짜임세있게 만들어진 이 음반은 앞으로도 음반 위주의 아티스트들이나 우리가 좋은 음반을 평가할 때 벤치마크로 잡을 만큼 좋은 음반이다. 아직 이 음반의 매력을 못 느낀 분들이 있다면 꼭 LP로 다시 한번 곡들의 진행과 가사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들어보길 바란다. 단순히 수천만 장 팔린 베스트셀러가 아닌 음악적으로 너무나 위대한 음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보스의 공연을 딱 한번 봤는데 1985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Born in the USA 투어 때 본 공연이 전부다.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다시 한번 보고 싶지만 국내에 내한을 오지 않는 한 아마 다시 보지는 못할 것이다. 공연을 보기 전에도 보스의 팬이긴 했지만 공연을 보고 난 후로는 그냥 나에겐 최고의 아티스트다. 뭘 해도 뭘 내도 그냥 조건 없는 사랑이다. 그래서 롤링스톤지가 보스가 음반만 내면 후한 점수를 주는 것도 다 이해가 간다. 이 분의 음악 세계에 빠져들면 그 마력에서 절대 빠져나갈 수가 없다. 유독 국내에는 보스 팬들이 별로 없는데 이분의 음악적 매력을 꼭 한번 나처럼 느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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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gic_Queen 2016.12.10 03:40
    안녕하세요. 블로그 다시 열으셨군요. 축하하고 감사합니다. SNS 그만둔지 오래되서 소식을 모르다가, 지금 이사를 진행하면서 짐싸기에 너무 능력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다가 갑자기 님의 블로그가 생각났습니다. 바이닐 콜렉션이 장난이 아닐텐데 대체 어떻게 이걸 다 싸고 옮기는걸까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포장이사가 있지만 바이닐을 그렇게 막 맡길 수 없을 거 같아서요.. (아닌가요 ..... -_- ) 바이닐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장난 아니실 거 같은데 이사할 때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사는 제가 모르니 이사를 안 하셨었던지도 모르지만요..)
    • 네, 안녕하세요. 그냥 가끔 시간날때 하나씩 기록이나 남길려구요. 사실 이사는 한 3년전쯤 한번 했는데 이때는 포장 이사 하면서 직접 제가 LP포장에 관여하면서 같이 포장 했어요. 문제는 이렇게 꼼꼼히 관리했는데도 결국 LP한장이 깨졌습니다. 아무래도 좀 거칠게 박스를 다루다 보니 어쩔수 없는것 같아요. 별다른 방법은 없는것 같아요. 아무리 포장을 잘해도 박스 다루는 분이 거칠게 옮기면...ㅠㅠ
  2. 위에 글쓴이 2016.12.11 02:41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3. 만화경 2017.02.16 19:51
    보스의 내한공연을 간절히 기원하는 일인입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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